욱·호, 고려 서희 장군 후손
몇년전 서로 친척인 것 알아
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·서호 통일부 차관에 이어 서욱 육군참모총장이 국방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문재인 정부 외교·안보 라인에서 외자를 쓰는 ‘서(徐) 씨 3인방’이 관심을 끌고 있다. 서 장관 내정자는 광주 출신으로 동향인 서 차관과는 ‘이천 서씨’ 종친이자 항렬도 같은 친척 관계로 알려졌다.
1일 외교·안보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 장관(육사 41기) 내정으로 군 내에선 향후 기수파괴 인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외교·안보 라인 전반에선 서훈·서욱·서호 등 ‘쓰리(three) 서’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.
이들 모두 문 정부에서 각각 국가정보원장과 육군참모총장,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 등 주요 보직을 지낸 데 이어 영전을 거듭하고 있다.
서 장관 내정자와 서 차관은 고려의 장위공(章威公) 서희 장군 후손이다. 서 장군은 993년 거란의 침입으로 국운이 걸린 시기에 거란 장수 소손녕과의 담판으로 강동 6주를 얻어 한국 역사에서 외교의 귀재로 불린다. 두 사람 또한 북한의 핵 문제와 전시작전통제권 등 한반도 외교 상황이 급박하게 움직이는 시기에 해당 분야를 책임지는 자리에 올랐다. 외교·안보 당국자들 사이에선 최근 한국의 외교가 주변 강국에 둘러싸인 고려시대와 같이 험난한 상황인 것에 비춰 서 장군의 후손인 이들에 대해 기대감을 거는 목소리도 나온다.
서 장관 내정자와 서 차관은 동향 출신이면서도 수년 전 친척 관계인 것을 알고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. 특히 이인영 통일부 장관 취임 이후 거취가 주목됐던 서 차관이 조직 안정 차원에서 유임될 것으로 알려져 한·미 연합훈련 실시 등을 두고 엇박자를 보여 불안을 자초했던 국방부와 통일부 사이에 고위급 소통 채널을 꾸렸다는 전망도 나온다.
문 정부의 최고 외교·안보 컨트롤타워 또한 ‘쓰리 서’ 중 한 명인 서 실장이 맡았다. 서 실장은 서울 출신으로 집성촌에서 자란 두 사람과는 차이가 있다. 하지만 그가 2000·2007·2018년 3차례 남북정상회담 때마다 핵심 역할을 해온 만큼 향후 외교·안보 정책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.
정철순 기자 csjeong1101@munhwa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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